OpenAI o1 모델로 한국인들만 알아보는 한국어 리뷰 파훼하기

얼마 전에 OpenAI o1 모델이 공개되면서 o1에 새롭게 강화된 다양한 기능들이 소개되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한국인들에게 큰 주목을 끌었습니다. 바로 일명 ‘한국인들만 알아볼 수 있는 리뷰’를 o1 모델이 해석하는 것을 선보였습니다.

 

구글에 ‘한국인들만 볼 수 있는 리뷰’와 같은 쿼리로 검색하면 각종 호텔 예약 웹사이트에서 한국인들만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리뷰들에 대한 글들이 보입니다. 한글과 한국어의 특성을 활용해서 기존의 번역기는 절대로 번역할 수 없는 글들이죠. 보통 이런식으로 리뷰를 남기는 이유는, 적어도 한국인들끼리는 별로인 숙박 업소를 피하고자하는 한국인의 정(?)이라고 볼 수 있겠죠.

 

보통 이런 리뷰를 남기는 방식은 Shift 키를 눌러서 가능한 모든 자음을 된소리로 바꾸거나

 

글자마다 받침을 추가하거나

 

자음을 추가하거나 자모를 분리시키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왔습니다. 어떻게 해도 한국어를 알면 다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o1 데모에서는 바로 이런 엉터리 한국어 리뷰를 파훼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Korean Cipher with OpenAI o1’이란 제목으로 OpenAI 유튜브 채널에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우선 GPT-4o 모델에 엉터리 한국어 리뷰를 입력하고 이를 영어로 번역해달라고 했습니다. GPT-4o에서는 입력 문구가 엉터리 한국어 문자가 섞여 있어서 직접 해석하거나 유의미한 번역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입력에 실수가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확인해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ChatGPT에 이런 리뷰가 해석됐다는 글이 있긴 했는데, 입력 글의 암호화(?) 수준에 따라 해석이 되기도 되지 않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제 모델을 o1-preview로 바꾸고 같은 입력을 해보았습니다. o1은 이 입력을 해석하기 위해 어떤 사고를 하는지 단계별로 설명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차례대로 뒤섞인 문자들을 디코딩 하고, 엉터리 단어들을 해독하기 시작하고, 각 문장을 정상적인 문장으로 바꾼 다음에 영어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결과를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이 모델은 한국어 해석방법을 배운 것이 아닙니다. 추론 능력을 강화시켜 학습한 모델인데 스스로 이런 복잡한 엉터리 언어를 추론하고 해석하려고 했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란 점이 o1 모델의 놀라운 점입니다. 이 영상의 데모를 진행한 OpenAI의 정형원 연구원은 이 영상에 직접 댓글을 달았는데, 이런 한국어 해독과 비슷하게 어떤 능력이 ‘저절로 가능해졌을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한 연구의 방향인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영상을 본 한국인들은 앞으로 우리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리뷰를 남기지 못한다며 절망(?)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인용해 ‘한국인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약 20년 전 유행했던 ‘싸이월드체’와 ‘귀여니체’가 답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o1이 저런 외계어 말투들도 해석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OpenAI o1은 최근에 뜨거웠던 생성형 AI를 넘어 더 놀라운 기술적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GPT-4에서 잘 안되던 것들이 o1에서 더 잘 되길 희망해보며 o1-preview를 이용해 평소에 생각해봤던 이런저런 실험들을 해보도록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