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Intelligence는 애플의 구원투수가 될까?

애플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페이스북) 등 다른 주요 IT 기업들과는 달리 AI 활동에 있어서 그간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 아이폰 공개 행사에서 Siri를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안의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하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큰 의미 있는 활동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Siri를 탑재한 기기들은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Siri 자체의 기능도 크게 업그레이드 된 건 없던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들도 매우 제한적이었고요.

 

그랬던 애플이 올해는 달라졌습니다. 2024년에는 인공지능 기능을 많이 강화할 것을 예고했고,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번 여름에 Apple Intelligence(‘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애플의 종합적인 인공지능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ChatGPT가 기기에 탑재되는 등, 기존의 애플의 행보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번 9월에 아이폰16을 발표하면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이용자들에게는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아이폰16의 1차 출시국으로 대한민국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이 힘을 싣고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들은 당분간은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이용자들에게 아쉬운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이마저도 베타버전입니다. 12월에는 영국, 호주 등 다른 영어권 국가에 정식으로 서비스한다고 하고, 내년에는 지원 언어와 국가를 더 확대한다고 합니다. 지원 언어로는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스페인어 등을 언급했는데, 한국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내년에 한국어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마침 이메일로 Apple Intelligence 광고가 도착

 

애플 인텔리전스 자체에 대한 평가도 애매합니다. 현재 베타버전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써본 어느 사용자는 Siri가 여전히 충분한 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베타에 포함된 다른 기능들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어느 정도 많이 탑재된 기능들이란 점도 있습니다. 아직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신규 아이폰을 사게 할 정도의 강한 유인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애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입니다. 중국은 매우 폐쇄적인 시장이라 콧대 높은 애플조차도 고개를 숙이게 되는 곳이죠. 그 중에 특히 정보보안과 관련해서는 중국시장은 매우 까다롭고, AI에 있어서도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글로벌 시장에는 ChatGPT가 탑재되는데,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의 AI 모델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는 구글의 Gemini(제미나이)를 기본으로 하지만, 중국 시장 버전은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해서 개발했습니다.

 

이처럼 대(大) AI 트렌드 속에서 애플도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하는 선택을 했지만, 벌써부터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이런 이슈는 늘 발생해왔고, 아마 빠르고 꾸준한 업데이트로 문제를 잘 해결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내년 쯤이면, 어느 정도 안정화 되어서 성능이 많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해봅니다.